자연과 사랑/산이 좋다

오대산 노인봉(청학동 소금강)

별을 그리다 2008. 3. 17. 15:06

 

오대산 노인봉(청학동 소금강)
진고개-노인봉-낙영폭포-백운대-만물상-구룡폭포-무릉계(산행시간 4시간 휴식포함)




진고개 매표소를 뒤에서 담는다


넓다란 배추밭을 지나 볼록한 부분이 노인봉


황병산이 보인다


속새골 방향 이름도 특이한 안개자니가 있고 거리개자니도 있다는데


노인봉
이름처럼 참 편안한 길을 올랐다
노인들도 오를 수 있어서 노인봉인가? 출발한지 55분만에 오르다


파도의 일렁임처럼 구비구비 돌아나가는 유장한 능선들이 끊일 줄 모르고


청학동 소금강계곡 쪽 멀리 바닷가도 보이고


어드메쯤인가?


노인봉대피소 털보아찌 어디 계시누?


비바람에 아픈 상흔이 아름다운 몸짓을 하게 한다


낙영폭포 수량이 적어서


여기는 백운대


흰구름이 어디에 걸렸나 백운대라는 이름은 많기도 하다


짜증이 날만큼 많은 사람들 사이를 뚫고 내려온다
그러나 그것은 공유할 수밖에 없는 그림들이기에

산은 그냥 보고 지나 가란다
아름다움을 머리에 이고 간다


산안에서 단풍은 앓던 이 빠지고 듬성듬성 몇 개의 이파리를 달고 있더니만 내려와서 올려다 보는 곳엔 황홀이 지천이다


구름은 선경을 날마다 내려다 보고 있을텐데... 내가 구름을 부러워하듯이 구름도 올려다 보는 우리를 부러워할까?


도대체 어디에다 눈길을 모아야 할지 황홀경에 어지럽다
겨우 못난 그림찾아 눈이 쉴 만한 곳도 이 정도라니...


좋겠다 좋겠다 나무들은 좋겠다
허연 바위들도 좋겠다 서로를 바라보며 그들은 그렇게 생각하리라


다리옆 바위는 나무까지 심어 턱 버티어 있다 내가 지 등에 올라가고픈 충동으로 몸살함을 알고나 있는지...


깊은 하늘 심심할까 걱정하나 하늘을 뚫고 선 무아지경 하나


하늘 가까운 곳에 무엇이 있을까 눈들어 본다 여기가 만물상이라더니...


        또 다시 보고파서 고개 들어 찰칵


왜 이런 아름다운 곳을 뒤에 두고 갈까 나는 여기에 살고 싶다

이른 봄엔 시린 몸 떨면서 잠을 깨고 싶다
익은 여름 제법 시린 물에 손 담그면서 나무들과 얘기 나누고 싶다

나무들도 창문을 닫는 단풍 지는 때 나는 창문 열고 종일 저 숲을 바라보고 싶다
한 잔의 온기 남은 찻잔을 앞에 놓고

온갖 것들이 숨어지내는 겨울 동안 시린 손 호호 불면서

행여 녹은 얼음 한조각 있으면 으적 깨물고 싶다
이가 시려 온몸이 떨려 쩔쩔 매면서...


우리님들 내가 살고 싶은 자리에서 휴식 중이네
그러나 그림 담느라 밥먹는 것도 뒤로 미룬채 오르락 내리락 바쁜 내가 더 행복했다 비록 착각이라 할지라도


아련한 저 숲을 돌아보며 햇살속에 녹아드는 가을의 끝자락을 본다


미동조차 할 수 없을텐데 당신은 도대체 누가 거기에 데려다 놓았는가


만물상을 찾은 군상들을 내려다보며 무얼 생각하는지...


온몸으로 남은 햇살을 가리면서 그림을 만들어 내는 저 암릉들의 율동


마치 암릉도 숨을 쉬는가 맥박의 높낮이 처럼 쉬어 가는 곳 나무와 하늘이 들어 앉고


이제 만물상을 벗어나면 언제쯤 다시올꺼나


들어가지 못하고 나가는 걸음 아쉬움을 핑계로 질질 끌고 싶다


때론 앞을 가로막는 절벽이 반갑다
반갑다고 내 손 덥석 잡아주지도 않는데 반갑다


절벽을 돌아나와 하직 인사를 한다 다시 올 때 까지 안녕이라고


너 거기 있었는가 ? 단풍에 홀려 드는 인파속에
소금강이 북적일 때 나머지 한자락까지 보았는가 계곡의 노래를...


얼룩지는 단풍빛깔로 인해 물빛도 덩달아 요동을 치더라
단풍이 붉으면 붉게, 누렇게, 그렇게 계곡수까지 단풍빛을 닮아 가더라


즐기는 방법은 가장 맘에 드는 곳에서 쉬어가며, 놀아가며 음미하는 것


귀면암 나는 만물상의 처음 얼굴이자 또한 나중 얼굴이다
드는 사람 나는 사람 모두 내 얼굴 보고가시라


물빛도 단풍을 담아 요동을 치건만 모든 만물을 아래로 내려다보는 하늘 빛만은 흰구름을 담고도 푸르기만 하고


하얀 솜사탕 목에 건 산자락 선녀 내리실라


귀면암을 뒤에 두고 달아난다
저 거인 날 붙잡으면 좋으련만...


하늘에서 내려다 보면 어떤 모습일까?


화려한 도시의 뒷길같은 분위기 아늑하고 조용한 계곡의 뒤안 길에서


청학동 소금강 과연 좋다 이름값 하누만


너무 밝음인가 빛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강제 분산 시키려니 흐릿해진다
몽상의 세계처럼


단풍나무 숲사이를 가로질러 오르면 그곳엔 누가 있을까
홀로 우뚝 선 나무와 하늘과 구름일까


나는 말간 이돌들이 좋다
수량이 줄어 띠를 하나씩 매달고 있는 돌들의 아랫도리가 예쁘다


절벽에 사랑스런 소나무들이 예쁜 몸매를 자랑하며 걸려 있다


현기증나는 절벽에 아름다운 나무들과 물속에 얌전히 자리잡은 돌들과 자꾸 욕심이 난다
견물생심은 언감생심이 되고 그냥 내려가자 스스로에게 등떠민다


야!! 아름답다
탄성을 지르면 소리조차 단풍숲에 걸리나 보다
소풍객들의 탄성이 단풍이 되어 처처에 걸려있다
울긋불긋 단풍이 되어


계곡 거대한 암릉의 표정
물이 줄어 아랫부분 색깔이 묘하다


단풍수초 사이를 둥둥 떠다니는 고기처럼


구룡폭포하단 두려움 마저 일 게 하던 구룡폭포가 수량이 줄어 얼굴 내밀고 볼 수 있었다
수량이 많을 때 무서워서 눈살짝 가리고 보았지 아마도...


구룡폭포 상단 수량이 줄어 조금 아쉬웠다


숲들은 비경은 감추었다가 화들짝 놀라게 열더라


내가 죽으면 물이 되리라
바위 되리라
비탈이나 암릉 위에 선 나무 되리라
하늘에 구름 한조각 되리라


지나가지 않을 수 없어 다리를 건너 왔건만 밖으로 나가야만 하는 아쉬움은 손톱만한 그리움에서부터 시작된다


소금강이란 이름에 걸맞는 풍광들이 처처에 걸려 있다


식당암이란 이름을 가진 바위 때가 지났음인지 비어있고


눈을 들어 바라 볼 수밖에 없는 암릉들
지나가야 하는 발걸음이 아쉽기만 하다


단풍의 마지막 노래


때로는 어둠속에 갇혀 있는 것들이 아름다움이 될 수도 있다는 걸


금강사


지나 온 그림들을 돌아보며


너른 반석 위에 앉아 담소하는 사람들이 부럽다 (느긋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