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사랑/산이 좋다

오대산(1,563m) 구름 속 산행

별을 그리다 2008. 3. 17. 17:56

 

오대산으로 차를 몰았다. 

비가 오지만 내일은 갤 것이라는 기대와 비가 오면 수목원이나 보고 와야지하는 생각으로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오대산으로 갔다.

 

미쳤지. 분명 미쳤다. 

 

미친 여행의 즐거움(?) 중에 하나는 시간과 사람에 대한 제약이 없다는 것이다.

자고 싶으면 자고 달리고 싶으면 달리면 되는 것이다.

휴게소에서 휴식을 하는 동안 발견한 때죽나무다. 밑으로 향하는 꽃들이 인상적이다.  

 

토끼풀 군락이 휴게소 풀밭의 볼거리다.  

 

오대산호텔에 도착해서 베란다에 나가서 오대산 쪽을 바라보고 찍은 사진이다. 

구름이 낮게 깔린 모습이 근사했는데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되지 않고 있다.  

 

아침 모습이다.   

 

호텔 정원을 산책하는 맛은 이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다.

강원도의 자연과 호텔 측에서 인위적으로 가꾼 식물들이 조화를 이뤄 아침 산책하기에는 환상적이다.  

 

산행은 상원사에서 적멸보궁을 거쳐 비로봉으로 해서 다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호텔에서 나와 월정사를 지나 상원사 가는 길목에서 찍은 풍경이다.  

 

상원사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표석. 

 

오대산 산행에서 가장 많이 본 식물인 벌개덩굴이다.  

 

도감에서 찾아보니 아래 꽃잎에 흰수염이 나있는 것이 특징이란다. 

 

둥글레꽃이다.  

 

단풍꽃.

 

등산로에서 마주친 다람쥐다. 도망갈 생각도 없이 자기 일에 아주 충실했다. 

정상 부근에서는 사람들이 모이자 일부러 사람들 쪽으로 나오는 다람쥐마저 있었다.

아마도 사람들이 먹을 것을 줘서 그것에 익숙해 진 모양이다.  

 

상원사 법당 앞 풍경이다.

 

적멸보궁 가는 길. 

 

적멸보궁. 적멸보궁은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한 사찰의 법당을 일컫는다고 한다.

5대 적멸보궁이 오대산 월정사 적멸보궁, 태백산 정암사, 설악산 봉정암, 사자산 법흥사, 경남 영취산 통도사라고 한다.  

 

산이 깊어서 그런지 아직 철쭉 꽃봉오리가 열리지도 않은 것이 있다.  

 

힘, 힘. 

 

산을 오를수록 구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구름 속 산행이라고 멋지게 명명했다.  

 

비가 오다가 멈추면 바람이 훅 부는데 나뭇잎에 잠시 쉬던 물방울이 마치 소나기 오듯이 후두득 떨어지는 것이다.

바람 소리와 나뭇잎을 때리는 물방울 소리 그리고 새소리는

사람들이 없는 깊은 산속에서 나만이 들을 수 있는 자연의 연주였다.

 

앞에서 큰 뿌리를 보고 힘을 느꼈다면 용도폐기된 쓸씀함도 있었다.  

 

비오는 날 산행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일 것이라 생각했다.

몸에서는 열기가 나고 공기는 서늘한 것이 내 기분을 많이 전환시켜 주었다.  

 

정상은 그야말로 구름에 갇혀서 한치 앞도 볼 수가 없을 정도였다.

바람도 세게 불어서 오래 서 있을 수가 없었다.

사람들은 정상 표석과 잠시 눈인사를 하고는 황급하게 아래쪽으로 내려오기 바빴다.  

 

비로봉 표석. 주변이 구름으로 온통 희부였다.

 

하산길에는 비가 더 많이 왔다.

비가 오지만 나뭇잎이 자연 우산이 되어 막아주니 비가 오는 것인지

바람에 나뭇잎에 머물던 물방울이 내리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였다.

 

큰 산과 큰 사람에게 느끼는 무게감을 오대산에서도 느끼며

내가 역시 작은 인간임을 깨달았지만 여전히 부처와 멀어지고 있으니... 

 

하산 후에 한국자생식물원을 구경하고 현실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