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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터를 껴 입는 대신 톱과 선글라스를 챙기면서 생각했다. ‘덴파사르 공항에 내려 두꺼운 점퍼를 들고 다니는 건 촌스러운 일이야. 짐과 옷은 최대한 가볍게 하고 가는 게 좋겠어.’ 하지만 인천공항까지는 불가피하게 털이 달린 재킷을 입고 갈 수밖에 없었다. 발리로 떠나는 날 아침, 서울은 군데군데 하얀 눈이 내리기까지 했으니 말이다.
발리는 동남아 여행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아니 누구나 한번쯤은 이미 가보았을 대표적인 휴양지다. 우연치 않게도 그동안 수없이 동남아시아 출장을 다녔지만 발리에 머무른 적은 없었다. 영적인 기운이 살아 숨 쉬는 예술 마을 우붓(Ubud)이나 테러로 시끄러웠던 꾸따(Kuta)에 대한 이야기만 무성하게 들었을 뿐. 사실 무지막지하게 더운 나라를 전전하면서 동남아에 대한 환상은 사라진 지 오래. 하지만 이번 여행은 달랐다. 발리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여행 내내 머물게 될 ‘리츠칼튼 발리 리조트&스파(Ritz Carlton Bali Resort & Spa)’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여행에 동행한 스태프 중 한 명은 그동안 돌아본 전 세계 리조트 중에서 가장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었던 곳으로 리츠칼튼 발리 리조트&스파를 꼽기도 했다. 그 기대 덕분인지 옴짝달싹하기도 힘든 이코노미 클래스가 푹신한 소파처럼 느껴졌다. 7~8시간 후면 맞이하게 될 또 다른 세상에 대한 달콤한 꿈을 꾸기에 충분할 만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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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이 내린 지상 낙원! 덴파사르 공항은 예상했던 대로 푹푹 찌는 더위와 동남아 특유의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더위에 길게 혀를 내민 개들처럼 입국 심사장 안의 현지인들은 나른하기 짝이 없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장을 빠져나와 가이드를 만나기까지 꼬박 2시간. 급할 게 없는 현지인들과 급하게 공항을 빠져나가고 싶어 하는 관광객들 사이의 묘한 신경전은 여행에서 반드시 겪어야 하는 통과의례. 8시간의 비행과 2시간의 기다림, 그리고 30분의 이동을 거쳐 드디어 리츠칼튼 발리 리조트&스파에 도착했다. 미니밴에서 내리는 우리 일행에게 호텔 직원들이 일랑일랑 꽃으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주며 환영인사를 건넨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호텔에 한국인 코디네이터가 있었다는 점. 낯선 이국땅의 호텔에서 한국인을 만난 건 처음이었다. 친절하기는 하지만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현지인들과 복잡한 일들을 진행하기란 은근히 스트레스. 그런데 한국인 코디네이터라니! 그녀를 보자마자 마음이 푹 놓였다. 발리에서 호텔 학교를 졸업하고 리츠칼튼 호텔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이상은 씨는 호텔에 머무는 내내 우리의 눈과 귀가 돼주었다. 게다가 호텔 측의 배려로 최고급 스위트룸에 묵는 행운까지. 혼자 쓰기엔 허전할 만큼 넓직한 스위트룸은 고객이 최대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동선이 짜여 있을 뿐만 아니라, 안락하고 화려한 가구가 배치돼 있었으며, 초록의 정원이 내려다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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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풀기 전에 하늘거리는 커튼부터 활짝 열었다. 살갗을 따갑게 할 정도로 강한 햇살이었지만 이렇게 포근할 수가! 로밍 서비스를 받기 위해 휴대폰 전원을 켰지만 전화기 속에 선명하게 새겨진 ‘12/01’이라는 숫자를 보고는 그냥 꺼버렸다. 정신을 잃을 정도로 아찔한 햇살 속에서 겨울을 확인하는 일은 끔찍했기 때문이다. 호텔을 한 바퀴 둘러볼 요량으로 가벼운 옷과 신발로 갈아 신고 로비로 나섰다. 이상은 씨는 호텔의 곳곳에 숨겨진 아름다운 풍경을 친절한 설명과 곁들여 소개해주었다. 그녀의 에스코트에 따라 호텔을 둘러보는 내내 ‘마음이 편안해지는 곳이다’라는 생각을 했는데, 나중에서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호텔의 인테리어 포인트는 바로 ‘물.’ 호텔 내 어느 공간에서나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를 들을 수 있고, 마치 수평선을 바라보는 것처럼 모든 건축물에 물이 자연스럽게 흘러내리도록 지어졌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 서 있다고 착각할정도로 말이다. 또 모든 공간들이 철저히 독립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어딜 가도 프라이빗한 느낌이 든다. 촬영을 위해 호텔 측에서 내준 ‘클리프 빌라(Cliff Villa)’는 그 진수를 보여준다. 말 그대로 바닷가 절벽에 조용히 자리 잡은 이 빌라는 적막하다고 느껴질 만큼 고요하지만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 겉모습과는 달리 화려한 공간이 펼쳐진다. 일랑일랑 꽃잎이 동동 떠 있는 커다란 월풀 욕조와 사람 키만한 촛대에서 풍겨 나오는 아로마향, 화려한 발리산 도기로 된 장식품들, 스파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테라스까지. 하룻밤에 수백만원을 지불한다고 해도 아깝지 않을 이유가 거기에 있었다.
사람들이 이곳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5월에 새롭게 지어진 ‘오션 비치 풀(Ocean Beach Pool)’이 바로 그것. 호텔 내에는 세 개의 수영장이 마련돼 있는데, 마치 계단식 논처럼 층층이 배치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아침 식사가 마련되는 풀 사이드 레스토랑 근처에 거대한 수족관이 장식된 수심 2m의 풀이 하나 있고, 그 아래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메인 풀이 있다.
그리고 또 그 아래로 계단을 밟아 한참 내려가다 보면 바닷가에 인접해 있는 오션 비치 풀을 만날 수 있다. 오션 비치 풀은 리츠칼튼 발리 리조트&스파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장소. 누구라도 실제로 이곳을 바라보게 된다면 ‘지상낙원이 따로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거친 파도와 바위 절벽, 하얀 모래사장, 그리고 그 위에 지은 수영장. 호텔에서 꽤 걸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다지 붐비지 않는다는 것도 장점이다. 높이 나는 새소리까지 들리는 풀에서 하루 종일 수영하고, 풀 사이드에서 나시고렝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선탠을 즐기며 소설책을 읽은 것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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