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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uise 크루즈|크루즈 여행의 역사
바다위의 낭만, 크루즈 여행
유람선 한 척당 천 명 이상의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수영장과 카지노, 암벽등반, 인공파도타기, 쇼핑센터, 고품격 스파와 휘트니스, 공연장 등 각종 문화공간 및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떠다니는 특급 호텔’로 불리는 크루즈 여행이 최근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웰빙투어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크루즈 여행의 가장 큰 매력은 휴양과 관광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인데, 저녁에는 수준 높은 공연과 영화 관람 및 선상에 마련된 다양한 편의시설을 이용하고, 아침에 기항지에 도착하면 배에서 내려 도시 관광과 쇼핑을 즐기는 방식으로 일정이 진행된다. 최고급 선상에서 즐기는 세계 각국의 요리와 극진한 서비스 기항지에서 접하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문화 체험 멋진 이브닝드레스와 턱시도 차림으로 즐기는 저녁 만찬, 황홀한 석양을 배경으로 음미하는 와인, 쪽빛 바다와 하얀 모래사장을 바라보며 즐기는 일광욕, 매일 밤 펼쳐지는 다채로운 공연과 파티, 기항지에서 접하는 독특하고 이색적인 문화 체험, 커피향 가득한 여유와 극진한 서비스가 기다리는 ‘바다 위의 특급 호텔 크루즈’. 얼마 전 국내에서도 크루즈 여행이 첫발을 내디뎠다. 남해안 연안크루즈인 팬스타허니 호가 처음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세계적인 호화 크루즈선인 랩소디 오브 드 시 호도 얼마 전 부산항에 기항해 국내 여행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해외여행이 보편화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많은 이들이 크루즈 여행을 일부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사람들만이 즐기는 호화 여행쯤으로 생각하곤 한다. 비싼 경비와 긴 일정 탓인데 주어진 조건을 잘만 활용하면 저렴한 비용으로 가족이나 친구끼리 함께 여행할 수 있는 매력적인 여행 상품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지불하는 경비에 숙식(크루즈 안에서는 먹는 게 모두 무료)을 비롯해 선상파티, 게임, 학습프로그램이나 다양한 부대시설 이용 요금이 포함되어 있을 뿐 아니라 놀거리,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해 따지고 보면 웬만한 육지 여행보다도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일부 선사를 제외한 모든 요금은 2인 1실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요금이 책정되어 있지만 어린 자녀를 동반할 경우 선사에 따라 무료 승선부터 성인 요금의 30~40%에 해당하는 요금만으로도 여행이 가능할 뿐 아니라 가족 3~4명이 함께 객실을 이용할 경우 세 번째와 네 번째 승객에게는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크루즈 여행은 한 곳을 집중적으로 여행할 수 없다는 점과 여행 도중 일정 변경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지만, 짧은 기간에 여러 나라와 도시를 여행할 수 있는데다 최고급 선상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미각을 자극하는 세계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어떤 여행보다도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크루즈 여행은 꽉 짜인 일정에 맞춰 도시와 도시를 오가는 ‘찍고 오기’식의 무리한 일정을 강요하지 않는다. 그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 대로 혼자만의 여유를 누리며 휴양과 휴식, 관광을 동시에 즐기면 되는 것이다. 수속 절차가 편리하며 짐을 싸고 푸는 번거로움도 없어서 좋다. 상상을 초월하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와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는 점과 특급 호텔을 능가하는 수준의 선내 시설에 하루도 빠짐없이 열리는 수준 높은 공연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크루즈 여행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혜이다. ![]() 플로리다의 크루즈 호
Cruise 크루즈|크루즈 여행의 역사
역사 속으로 떠나는 크루즈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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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리버풀-뉴욕-보스턴을 운항하던 큐나드 선박의 빈티지 포스터. 5일여 만에 대서양을 건너며 저렴한 가격에 탑승할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다. 4 뉴욕을 배경으로 서 있는 퀸 메리호. 5 마우레타니아 Mauretania호. 현재의 모로코와 알제리에 해당하는 아프리카 북부 지대에 대한 로마 시대의 호칭이다.
최초의 크루즈 선박은 유럽에서 출발했다. 함부르크 아메리카 라인의 프린세스 빅토리아 루이스호(4409톤) 외에 스웨덴의 찰스 4세도 1821년 크루즈 선박을 출항시켰다. 하지만 초기의 크루즈는 오늘날의 크루즈 풍경과는 달랐다. 엔터테인먼트나 이벤트는커녕 선객 스스로 객실을 청소해야만 했다. 1849년 영국의 모든 선박에는 ‘밤 10시 취침’이라는 규칙도 있었다고 한다. 기술의 발달과 함께 선내에 실내 전등을 갖춘 ‘시티 오브 베를린호’(1879년), 최초로 실내 수도 시설을 갖춘 6283톤의 ‘노르망디호’(1883년) 등이 등장했지만 크루즈 역사의 중요한 기록들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166년의 역사를 지닌 큐나드 Cunard다. 개인 목욕탕이 딸린 최초의 1인용 객실(캄파니아호, 1893년), 선내 최초의 실내 수영장(아퀴타니아호, 1914년)을 설치한 바 있으며 최초의 대서양 횡단 정기 노선을 운항한 것으로도 유명한 큐나드사는 1923년 1월 첫 세계 일주 크루즈도 운항했다.
뉴욕의 초창기 크루즈호
1만9680톤의 라코니아 2호로, 총 2200여 명의 승객을 싣고 뉴욕을 출발해 4개월간 세계 22개 항구에 들렀다. 대형 선박의 등장을 가능하게 한 기반은 1930년대 터빈 디젤선의 등장이었다. 선박들은 더욱 거대하고 호화로워졌다. 1936년 큐나드 화이트 라인(큐나드사의 전신)은 최초의 8만 톤 이상급 대형 크루즈로 대서양 정기 노선을 운항하는 퀸 메리 Queen Marry호를 진수했다. 1960년대 중반, 큐나드사의 퀸 엘리자베스호와 퀸 메리 2호 선내에는 12명의 벨보이가 있었는데, 그들의 업무는 엘리베이터를 조작하고 레스토랑의 문을 여는 일이었다. 그들은 매일 아침 업무를 시작하기 전, 일렬로 서서 손톱 검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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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는 '스타일 여행'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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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의 품은 바다처럼 넓어서 다양한 스타일의 여행, 그리고 여행자의 다양한 스타일을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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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lcome abo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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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고수들이 먼저 가본 World Famous Cruises 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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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대한 <도베>의 편애는 이런 식으로 드러난다. 항공사만큼이나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크루즈를 고심하던 중 ‘코스타 크루즈 Costa Cruise’에 시선이 멈추고 만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유럽·남미 최대의 선사는 이탈리아 특유의 도도한 품위, 네오클래식의 화려함이 돋보였다. 마치 이탈리아반도에서 뚝 떨어져 나온 르네상스 제국이 바다 위에 둥실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크루즈’라는 대양을 향한 <도베>의 처녀 취항은 24시간 피자가 구워지는 곳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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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 최대의 '웰니스 크루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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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가 점점 대형화, 고급화되는 추세에 있다. 슈퍼 베이비로 태어난 동생은 형보다 덩치가 훨씬 커서 가계의 질서를 뒤엎는다. 상상만으로는 그림이 잘 그려지지 않는 대형 크루즈의 내부를 볼 수 있도록 ‘코스타 콩코르디아 Costa Concordia호’를 투시했다. <도베>가 탑승했던 포츄나호(2003년)보다 어리지만 덩치로는 바로 위형뻘이 되는 코스타 콩코르디아호(2006년)는 코스타 크루즈 선박 중 가장 최근에 진수한 것이다.
현재까지 이탈리아의 깃발 아래 항해하는 코스타 크루즈 라인 중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11만2000톤급 프리미엄 선박이다. 웰빙의 개념을 가미한 ‘웰니스 크루즈 Wellness Cruise’를 표방하며 더욱 넓어진 삼사라 스파 Samsara Spa, 피트니스, 사우나, 터키탕 등 웰니스 공간으로 문을 열면 바로 연결되는 ‘삼사라 캐빈’이 설계되었다는 것이 콩코르디아호의 자랑이다. 콩코르디아호의 내부를 들여다보는 것은 2년전에 처녀 취항에 나선 자매호인 ‘코스타 세레나 Costa Serena호’를 만나본다는 의미도 있다.
12 프라하 라운지 Prague Lounge 회의나 프레젠테이션을 위한 설비가 되어 있다. 13 카지노 바르셀로나 Casino Barcelona 14 리스본 디스코 Lisbon Disco 15 인터넷 포인트 Internet Point 16 비엔나 볼룸 Vienna Ballroom 매일 밤 댄스파티가 벌어진다. 17 피아노 바 부다페스트 Piano Bar Budapest 18 레스토랑 밀라노 Restaurant Milano 19 런던 쇼 라운지 London Show Lounge 20 리도 메디테라네오 Lido Mediterraneo 선미에 설치된 개폐식 지붕 아래 수영장과 저쿠지, 둘레에는 바와 뷔페 레스토랑이 있다. 21 파리스 뷔페 레스토랑 Paris Buffet Restaurant 22 클럽 콩코르디아 Club Concordia 크루즈의 가장 상층부에 있는 예약자 전용 디너 레스토랑 23 스포츠 코트 Sports Court 농구, 배구, 테니스 코트 등이 갖춰져 있다. 24 스콕 클럽 Squok Club 키즈 클럽 25 조깅 트랙 Jogging Track 170미터의 트랙 26 리도 리비에라 마지카 Lido Riviera Magica 수영장, 저쿠지, 데크 체어, 대형 야외 스크린, 라이브 뮤직 바가 있는 중심 엔터테인먼트 공간 27 포뮬러 1 시뮬레이터 Formula 1 Simulator 28 바 스쿠데리아 코스타 Bar Scuderia Costa 29 뷰티 비너스 Beauty Venus 30 삼사라 캐빈 & 스위트룸 Samsara Cabins and Suites 31 삼사라 스파 Samsara Spa 2층에 걸쳐 1900평방미터의 공간을 자랑하는 삼사라 스파는 사우나, 탈라소테라피 전용 풀장, 전용 티 하우스와 휴게실, 피트니스, 저쿠지, 터키 배스 등을 갖추고 있다. Introduction of Costa Concordia 처녀 운항 2006년 7월 총 톤수 11만2000톤 전장 290미터 전폭 36미터 최고 속도 20노트 총 선실 수 1430개 (발코니 505, 스위트 70) 최대 선객 수 3780명 최대 승무원 수 1100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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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에서 만난 11명의 크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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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 포츄나호에서 일하는 크루의 숫자만 1027명이다. 자유롭게 선상 생활을 즐기는 선객들 사이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들을 모두 추적할 수는 없었지만 <DOVE>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에 주저하지 않았던 다정한 크루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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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안나 마리아 Anna Maria 투어 가이드 Tour Guide 나폴리의 첫 기항지 투어에서 만난 그녀는 영어와 이탈리아어를 반쯤 섞어서 구사하며 연신 “이해해요?”하고 묻곤 했다. 고작 4시간의 투어였지만 20여 명으로 이뤄진 44번 그룹을 인솔하며 꼼꼼한 설명을 잊지 않았다. 투어에서는 ‘가이드’로 만났지만 배 안에서는 투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예약을 담당하는 크루로 다시 만났다. 4 줄리오 발레스트라 Giulio Valestra 안전 담당 항해사 Safty Officer 전반적인 항해와 기술 업무를 관장하는 항해사 중에서도 안전 담당 항해사는 선박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 항해사들은 집중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하루 4시간 근무 후 8시간 휴식을 취한다. 코스타 포츄나호에는 총 6명의 항해사가 승선하며, 최소 2명이 함께 교대로 근무한다. 제복을 입은 항해사들은 바에서 맥주 한잔을 들이켜고 있을 때에도 위엄이 있었다. ![]() 5 살바토레 루피노 Salvatore Luppino 총주방장 Executive Chef 일반인이 출입할 수 없는 크루즈의 주방, 갤리 Galley를 보여달라고 했다. 3400여 명의 선객을 위한 하루 여섯 끼(세끼와 간식)의 식사, 1027명의 크루를 위한 식사를 조달하는 중앙 주방은 하루 종일 한가할 틈이 없다. 모든 음식의 계획과 준비를 담당하는 총주방장 아래 파티시에, 소스 제조 담당, 정육 담당, 뷔페 담당 등으로 영역이 세분되어 있다. ![]() 6 세르지오 프레치오소 Sergio Prezioso뮤지션 Musician 로마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그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바다로 나왔다.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까지, 대륙과 대양을 돌면서 그는 매일 3시간씩 레스토랑 ‘클럽 콘테 그란데 1927’의 로맨틱한 선상 무드를 책임지고 있다. 이번 항해를 끝으로 세상 구경을 중단하고 보스턴으로 날아가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새로운 생활을 시작할 계획이다. ![]() 7 리베리노 리비에치오 Liverino Rivieccio 호텔 디렉터 Hotel Director 선상에서 근무하는 5개월 동안 아침·점심·저녁 하루 세끼를 미켈레 선장과 함께하는, 그야말로 ‘식구’와 다름이 없다. 피렌체 출신으로 수십 년째 크루즈 호텔부에서 경력을 쌓아온 그는 지상 호텔의 총지배인과 같다. 코스타 포츄나호의 1358개 선실을 관리하고 11개의 바, 4개의 레스토랑은 그의 감독하에 일사불란하게 돌아간다. 8 레실레 카스트로 Resile Castro & 엔리코 세라피노 Enrico Serafino리셉셔니스트 Receptionist 각종 문의와 요청을 처리하는 선객 서비스 데스크는 항상 선객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곳이지만 드물게 두 사람이 한가한 틈을 발견하고 포즈를 부탁했다. 별도로 마련된 데스크에서 처리하는 기항지 투어 업무를 제외한 모든 대고객 사항을 처리하는 이들은 항상 불만과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인내심과 친절을 잃지 않는다. ![]() 9 프란츠 Franz 바 웨이터 Bar Waiter 항상 경미한 롤링이 있는 크루즈 위에서는 층층이 쌓은 접시를 한꺼번에 운반하는 묘기가 매 일 반복된다. 크루즈의 웨이터는 빠르고 정확하고 튼튼해야 한다. 바와 비교해 레스토랑에 웨이트리스보다 웨이터가 많은 이유기도 하다. 매일 만찬마다 옷을 갈아입는 레스토랑 종업원은 손님들과 왈츠를 추고 공연도 하는 엔터테이너 역할까지 겸한다. 10 놀리 바로사스 Noly Barosas 어시스턴트 바텐더 Assistant Bartender 포츄나호의 가장 상층부인 데크 12층에 위치한 바 ‘솔라리움’에서 일하는 그는 이번 항해의 초반부가 꽤나 적적한 편이다. 아직은 차가운 지중해의 공기 때문에 그가 일하는 옥외 바에는 간간이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손님들만 찾아올 뿐이기 때문이다. 코스타 크루즈 선원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필리핀 출신의 크루 중 한 사람인 그는 벌써 여섯번 계약을 갱신했다. ![]() 11 말론 가르시아 Malon Garcia 외 4명 사진가 Photographer 승선의 설레는 순간에 찰칵, 만찬에 등장한 나폴리 마스크맨과의 기념 촬영, 기항지 투어에서의 한 컷, 포츄나호의 스크린을 배경으로 선장과 함께…. 이런 식의 기념사진을 하루에도 수천 장 촬영하고 현상해 판매하는 8명의 사진가가 포츄나호에서 일하고 있다. 선내에 별도의 현상소가 있으며, 기념사진 판매소에서는 선객을 위한 디지털 사진 프린트도 가능하다. |
| 스타일에 맞는 크루즈 선택을 위한 T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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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에 대한 <도베>의 편애는 이런 식으로 드러난다. 항공사만큼이나 선택의 폭이 다양해진 크루즈를 고심하던 중 ‘코스타 크루즈 Costa Cruise’에 시선이 멈추고 만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유럽·남미 최대의 선사는 이탈리아 특유의 도도한 품위, 네오클래식의 화려함이 돋보였다. 마치 이탈리아반도에서 뚝 떨어져 나온 르네상스 제국이 바다 위에 둥실거리고 있는 것 같았다. ‘크루즈’라는 대양을 향한 <도베>의 처녀 취항은 24시간 피자가 구워지는 곳에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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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여행 시기와 코스를 따져라 여행의 비중이 더 높다면 운항 코스와 적기를 꼼꼼히 따져라. 지중해 크루즈의 경우는 5~11월 초가 가장 적기이고, 카리브 해는 1년 내내 크루즈가 가능하지만 12월과 2월 사이에 가장 많은 여행객이 몰린다. 북유럽은 5월에서 8월 사이, 한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알래스카는 5월에서 9월 사이가 좋다. 남극 크루즈는 1~2월에만 운항한다. 크리스털 크루즈, 실버시 크루즈, 리젠트 세븐시즈 등의 호화 크루즈는 매년 1월 초에 3~4개월 일정으로 40개 이상의 기항지를 방문하는 세계 일주 크루즈를 시작한다. 이 밖에도 하와이 지역만 운항하는 ‘아메리칸 하와이 크루즈’, 유럽 리버 크루즈를 전문으로 하는 ‘피터 데일만 크루즈’, 그리스·터키를 중심으로 에게 해를 운항하는 ‘골든선 크루즈’ 등 지역 전문 크루즈도 있다. 3. 캐빈 선택에 유의하라 선실이나 데크의 위치는 크루즈 여행의 만족도를 좌우한다. 소음과 진동이 적고 개인 발코니가 있는 상층 객실을 선택할수록 쾌적하다. 크루즈는 각 층을 데크 Deck로 구분하는데 아래층 선실은 창문이 없고 엔진과 가까워 소음과 진동이 더 많이 느껴지기 때문에 크루용 선실은 주로 아래쪽 데크에 있다. ‘내측 선실’은 창문이 없는 복도 안쪽에 있고 ‘오션뷰 선실’은 창문을 열 수는 없지만 바깥 풍경을 볼 수 있다. ‘발코니 선실’은 독립된 발코니가 있고, 스위트는 침실과 거실이 분리되어 있다.
언어는 사교의 핵심 기술이다.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등 크루즈 내에서 통용되는 국제 언어 중 하나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면 크루즈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된다. 댄스파티, 요가, 게임 등 선상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고 친구를 사귈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구사에 능숙하지 않더라도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크루즈 패키지 상품을 이용할 경우에는 한국인 인솔자가 동행하여 기본적인 사항을 안내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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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테일 서비스와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춘 크루즈 5박 6일간의 승선기 6성급 초호화 선박 크리스털 크루즈에 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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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털 크루즈가 별 여섯 개를 단 초호화 유람선으로 분류되는 것은 다채롭고 기분 좋은 ‘디테일 서비스’ 때문이라는 것이 직접 그 배에서 4박 5일을 푸지게 놀고먹은 자의 결론이다. 크리스털 크루즈는 할 것, 즐길 것 많은 놀이 공원인 동시에 배울 것 많은 바다 위의 아카데미이기도 했다. 당신의 다음 크루즈 여행을 위한 ‘머스트 노must know’ 프로그램 & 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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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루즈의 실내외 풍경. 타이타닉호만큼이나 거대한 배는 하나의 테마 파크에 다름 아니다. 피아노, 댄스, 미술 수업이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사람들은 일광욕하고, 책 읽고, 차 마시며 크루즈에서의 느린 시간을 즐긴다. 승객만큼이나 많은 종업원과 스태프는 친근하고 편안한 얼굴로 사람들과 친구한다. PROLOGUE 최대한 열심히 놀자는 것이 이번 크루즈 여행의 개인 목표였다. 기사의 컨셉트가 ‘크루즈 제대로 즐기는 법’이기도 했거니와 일정이 만만했다. 여행 잡지에서 밥벌이할 때 6박 7일 취재하고 30페이지를 채우던 것과 비교하면 4박 5일 동안 크루즈 타고 4페이지를 채우는 일정은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해치울 수 있을 만큼 쉽고 느긋한 ‘미션’이었다. 사실, 크루즈를 타는 일정이 내심 반갑지만은 않았다. 수년 전, 크루즈라 할 만한 거대 여객선을 타고 헬싱키에서 스톡홀름으로 넘어갔는데, 당시의 기억이 썩 유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배는 객실에서도 진동이 고스란히 느껴질 만큼 심하게 출렁였고, 필시 엔진실에서 들려오는 소리임에 분명한 웅웅거림은 배 안에 있는 내내 속을 메스껍게 했다. 물론 그 배의 모든 객실이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 예산상의 이유로 발코니도 없이 딱 책받침만큼 작은 유리창이 전부인 좁고 싼 방에서 투숙한 것이 문제였다. 어쨌거나 나는 바람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작은 방에 갇혀 우울했다. 출장 가기 전 크리스털 크루즈 관계자를 만나 넌지시 그 이야기를 꺼냈다. 내심 좋은 방을 배정해달라는 무언의 압력이기도 했다. 지적만 당했다. “배는 이동을 위한 여객선과 관광을 위한 크루즈로 나눌 수 있는데, 그 배는 이동을 위한 여객선이므로 크루즈와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크루즈에도 등급이 있다. 흔히 실버시 크루즈와 크리스털 크루즈, 리젠트 세븐시즈를 6성급으로 친다. 코스타 크루즈와 스타 크루즈, 로열 캐리비언 크루즈 등은 ‘레귤러’ 크루즈로 통한다. 더욱이 크리스털 크루즈는 여행지 <트래블 & 레저>가 11년 연속 세계 최고의 크루즈로 꼽았을 만큼 이용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디테일’이 살아 있는 서비스가 강점이다. 걱정 마시라. 만족할 것이다. 잘 다녀오시라.” ARRIVAL 공항에 도착, 크리스털 크루즈사에서 파견한 직원이 ‘LUXURY MAGAZINE’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우리 말고도 몇몇 무리가 더 있다. 그들의 여행 트렁크에는 하나같이 ‘Business Class’ 태그가 붙어 있다. 이야기를 듣자니 워싱턴에서 온 할머니 할아버지, 40년 결혼기념일을 자축하기 위해 온 중년의 부부 등이다. 하버시티에 정박해 있는 크루즈는 컸다. 전장 238.1m, 전폭 30.2m, 무게 5만1000톤. 딱 타이타닉만큼 큰 몸집이다. 그 배에 승무원 545명, 승객 940명이 탄다. 승무원 1인이 책임지는 승객의 비율은 채 2명이 안 되는 셈이다. 리셉션에서 간단한 등록 수속을 마친 후 짐 없이(모든 짐은 객실로 배달된다) 선박으로 입장한다. 혹시라도 선박으로 오르는 길을 잃을까 5~10m를 사이에 두고 안내 직원이 서 있다. 입구에서 간단한 기념 촬영을 한 후 마침내 선박 안으로 첫발을 디디면 10여 명의 직원이 일렬로 서 환영 인사를 건넨다. 직원은 입장하는 승객 한 명 한 명과 동행하며 선체의 구조를 설명한다. 라운지와 콘시어지 센터, 극장, 카지노 시설, 이탤리언 레스토랑, 재퍼니즈 레스토랑, 비스트로, 탁구와 조깅을 즐길 수 있는 야외 덱, 바, 야외 풀장, 스파 센터, 피트니스 센터, 패들 테니스 코트, 드라이빙(골프) 연습장, 카페, 도서관, 강의실, 무도회장, 카페 등등 호사와 휴식을 위한 모든 것이 엔진실을 제외한 5~12층에 알알이 박혀 있다. 우리는 크루즈 곳곳을 수사하듯 탐방한 후 포시즌스 호텔에서 딤섬을 먹고 페닌슐라 호텔을 구경했다. 홍콩은 김승옥의 <무진기행> 속처럼 뿌옇고 그 뿌연 풍경 안쪽으로 크리스털 크루즈가 환영처럼 서 있었다. 다음 날 저녁 6시, 크루즈는 긴 기적 소리를 울리며 홍콩 항을 출발했다. 일본 고베와 히로시마를 지나 상하이와 다롄, 톈진을 찍고 마침내 상하이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총 12일간의 여정에 붙은 타이틀은 ‘Treasures of the Orient’! 크루즈는 ‘동양의 보물들’을 찾아 유유히 미끄러졌고 11층의 야외 덱에서는 항해의 시작을 축하하는 칵테일파티가 열렸다. ON THE BOARD I 크루즈에서 맞은 아침은 평온했다. 배는 요동치지 않고 차분히 전진했다. 아침 8시, 전날 밤 미리 신청한 아침 식사가 도착한다. 원하는 메뉴를 체크해 당일 새벽 3시까지만 메뉴표를 문에 걸어두면 원하는 시간에 정확히 아침 식사가 배달된다. 아침 6시부터 정오까지 어느 때든 상관없다. 베란다의 테이블에 앉아 수면 위로 부서지는 햇살을 바라보며,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즐기는 시간은 크루즈 여행이라면 꼭 한번 누려보아야 할 작은 사치다. 쫓기듯 사는 일상은 바다 구경은 물론 여유로운 아침 식사 시간마저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 시간 대신 지금 이 순간을 오롯이 음미할 수 있다는 건 크루즈 여행의 특혜다. 참고로 크루즈에서는 모든 것(단 와인은 제외)이 공짜다. 아침 룸서비스도, 미니 바에 있는 음료수도, 골프와 필라테스 수업도, 레스토랑에서의 식사도 추가 비용을 내지 않는다. 시애틀에서 온 조지프Josef는 “지갑 챙기는 번거로움 없는 것이 크루즈 여행의 장점이다. ‘배 삯’만 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마음먹기에 따라 충분히 본전을 뽑을 수 있다”고 했다. “본전을 뽑을 수 있다”는 말은 크리스털 크루즈의 프로그램을 보건대 참으로 적확한 말이다. 크루즈에서의 일상은 오전 7시부터 시작한다. 바다를 향해 뻥 뚫린 7층의 야외 덱에는 나무를 깐 조깅 트랙이 이어지는데 이곳에서 피트니스 디렉터인 게리Garry와 아침 조깅을 한다. 조깅이 끝나면 또 한 명의 피트니스 디렉터인 폴Paul의 스트레칭 수업이 이뤄진다. 맨손으로 아령을 들고 몸을 푸는데 날이 좋다 싶으면 폴은 어김없이 야외 수업을 제안한다. 헬스클럽에서 땀을 빼고 밖으로 뛰쳐나와 뛰고, 달리고, 푸시업하는 기분은 마음 깊숙이 들어오는 바닷바람과 더불어 상쾌하다. 수업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골프 연습장에서는 PGA 티칭 프로인 조 허버트Joe Herbert가 골프 클리닉을 진행하며, 라운지에서는 게이코 야마무라Keiko Yamamura가 고베 여행을 위해 간단한 일본어 회화를 가르친다. 스파 센터에서는 뉴욕에서 치과를 운영하는 조너선Janathan이 ‘치아 화이트닝’에 대해 설명하며, 클럽 라운지에서는 로안나 야프Roanna Yapp, 고란 심프라가Goran Simpraga가 컨템퍼러리 댄스 강의를 한다. 개인적으로 사랑해 마지않던 클래스는 야마하 피아노 수업이었다. 본체에 저장된 음에 맞춰 흰 건반, 검은 건반을 딩동딩동 치기만 하면 되는데 이 간단한 손놀림이 피아노 연주를 일상의 로망으로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묘한 설렘과 감동을 안겨준다. 더욱이 예닐곱 명의 나이 지긋한 동기가 함께 피아노를 배우고, 의자 맞은편 창으로는 푸른 바다가 넘실대므로 피아노 치는 맛은 제대로 가슴에 와 박힌다. 사뭇 진지한 강의 역시 선박 곳곳에서 이루어진다. 국제 정치 전문가인 마이클 볼Michael Boll은 ‘이란의 위협’이란 주제로 강연하고 영화 비평가인 잔 월Jan Wahl은 ‘세계 최고의 영화 128선’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많은 강의에 전부 참석하든, 단 하나도 참석하지 않든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더욱이 크리스털 크루즈는 강연 내용을 녹화, 방 안에 있는 TV에서 재방송까지 해주므로 강연 참석에 관한 압박은 전혀 느낄 필요가 없다. 다만, 배우는 즐거움은 곤고한 일상과 비례해 더욱 크고 신선하게 다가오므로 이왕이면 많은 ‘교실’에 참석해볼 것을 권한다. ON THE BOARD II 크리스털 크루즈 여행의 성패는 저녁 7시쯤 객실 밖에 꽂히는 ‘리플렉션스reflections’에 있다. 총 8페이지 정도의 미니 신문에는 다음 날 진행될 주요 행사와 이벤트, 날씨와 항해 정보 등이 보기 쉽게 정리되어 있다. 앞서 강연의 종류와 내용에 대해 가열차게 설명했지만, 크루즈에는 편안한 캐주얼 차림으로 즐길 수 있는 말랑말랑하고 하늘하늘한 일정과 이벤트도 많다(그 내용을 ‘리플렉션스’에서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선박 곳곳에는 크고 작은 미술품이 수없이 걸려 있는데 이는 올해 처음 시작한 ‘디스커버 아트Discover Art’ 프로그램으로 내선만 누르면 아트 디렉터인 조지 메이클George Meikle의 설명을 들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할리우드 극장에서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등 최신 화제작을 상영하고, 런던의 음악 잡지인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또한 한없이 빵빵한 행복감을 선사한다. 크리스털 크루즈는 여느 크루즈에 비해 레스토랑에 신경을 쓰는데, 그 증거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노부 마쓰히사의 일식 레스토랑 ‘실크로드SilkRoad’와 발렌티노의 이탤리언 레스토랑 ‘프레고Prego’다. 뉴욕과 라스베이거스, 런던과 도쿄에서 50~100만 원의 비용을 들여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이곳에서는 무료로 즐길 수 있으니 사람들은 이곳에서 느린 만찬을 즐긴다. 각종 프로그램의 내용과 일정을 미리 인지하는 것도 좋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하루에 한 번 정도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바다 위의 천국’은 천천히 미끄러지므로 마음은 풍경화를 볼 때처럼 여유롭고 편안해진다. 그리고 그런 심정으로 즐기는 독서와 낮잠은 오랜만에 제대로 쉰 것 같은 충만한 만족감을 선사한다. 선베드 의자에 누워 들은 잭 존슨의 기타 음악, 박완서의 따스한 산문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 마지막 팁! 크루즈로 가는 여행 가방에는 당신의 옷장에서 가장 샤방샤방하고 멋들어진 의상 한 벌을 꼭 챙겨가야 한다. 크리스털 크루즈 여행에는 하루하루 정해진 드레스 코드가 있어 레드 카펫을 밟는 영화배우처럼 한껏 멋을 내야 하는 날이 있는데, 이날 승객의 99%는 객실에 도착하자마자 고이고이 모셔둔 정장을 꺼내 입는다. 남성의 90% 이상이 아르마니 스타일의 수트에 나비넥타이를 매고, 여성의 90% 이상이 하늘하늘 롱 드레스를 입은 ‘그날 밤’은 이번 크루즈 여행에서 가장 인상 깊던 순간이다. ![]() 사진가가 묵은 9003호. 그리고 바깥에 걸린 리플렉션스. 총 8p 정도의 소식지 안에는 다음 날 크루즈 곳곳에서 열리는 행사와 이벤트가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 로비에서 피아노 연주를 듣고, 카페에서 차를 마시고, 야외 덱에서 수영을 즐기는 시간은 각자의 스케줄에 따라 디자인하면 된다. EPILOGUE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크루즈는 가깝고도 먼 여행이다. 많은 이들이 물빛, 바람 내음으로 눈부신 그 여행을 흠모하지만 정작 크루즈에 오르는 이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생각건대, 크루즈의 장대한 규모와 면면에 압도돼 크루즈란 단어에서 약간의 불편함과 부담감을 느끼는 것일 수 있겠다. 왠지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해야 할 것 같고, 왠지 반드르르한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온 종일 목에 힘주고 있어야 할 것 같은.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리스털 크루즈에 탑승하는 여정이라면 이러한 부담감과 불편함을 느낄 필요가 없다. 영어는 리플렉션스의 다음 일정을 확인할 정도면 충분하고, 목에 힘주어야 하는 시간은 10일 여정을 기준으로 반나절 정도면 충분하다. 크리스털 크루즈에는 세심하고 다채로운 이벤트와 프로그램이 무성하므로 그저 열심히 하나하나 즐기면 된다. 열심히 쉬고 열심히 놀다 보면 배는 어느덧 다음 기항지에 거짓말처럼 닿아 있을 것이다. 나와 사진가가 고베에 내려 서울로 돌아올 때 많은 이들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고베 쇠고기를 먹으러 나갔다. 톈진에서, 상하이에서도 그들은 기분 좋은 외출을 즐긴 후 다시 크루즈에 승선할 것이다. 동양의 보물들을 보고 온 나는 이제 지중해 크루즈를 경험하고 싶다. 크로아티아의 듀브로그니크를, 튀니지의 튀니스를, 스페인의 마요르카 섬을 미끄러지는 크루즈의 아름다움을 나는 차마 상상할 수조차 없다. 객실에도, 피트니스 클럽에도, 무도회장에도, 레스토랑에도, 스파 센터에도, 야외 덱에도 천국처럼 눈부신 봄의 빛깔은 가득할 것이므로 그곳에서의 시간은 몽롱하고 혼연할 것이다. 느리게 가는 만큼(물론 비행기와 비교해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며, 생각하게 하는 크루즈의 리듬. 그 여유로운 리듬이 이 봄, 벌써 다시 그립다. |
| 코스타 크루즈 기항지 3 지중해를 20노트로 가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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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떴을 때 전혀 다른 세상으로 가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 사항이 이루어졌다. 코스타 포츄나호 위에서 아침을 맞을 때마다 나폴리, 몰타, 리비아에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커피를 마시거나, 일광욕을 하거나, 슬롯머신을 당기는 동안에도 여행은 멈추지 않았고, 여정의 체감 시간은 고초속 인터넷망보다 빨랐다. 5박 6일의 짧은 일정 동안 짐 한 번 꾸리지 않았지만 유럽에서 아프리카까지, 지중해를 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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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폴리 성 프란체스코 교회 앞 광장. 2 나폴리에서는 검은 마스크를 착용한 인형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xcursion 1 Napoli, Italy 베수비우스 산 아래 정박하다 ‘이탈리아 제1의 항구 도시 제노바’에서 아주 가까운 사보나에서 승선한 후 먹고 자고 놀다 보니 어느새 ‘이탈리아 제2의 항구 도시 나폴리’에 와 있었다. 저 멀리 폼페이를 멸망시키고 지금도 지구상 가장 위험한 활화산 중 하나인 베수비우스 Vesuvius 산이 보였다. 전날 밤 선실의 우편함으로 배달된 티켓을 들고 오후 1시쯤 집합 장소로 가니 그룹을 배당해준다. 영어로 ‘네이플즈 Naples’인 나폴리는 네오폴리스(Neopolis), 즉 신도시라는 뜻이다. 바다 위에 세워진 듯한 ‘달걀성’이라는 뜻의 카스텔 델로보 Castel Dello’Ovo와 ‘새로운 성’이라는 뜻을 가진 나폴리의 상징, 카스텔 누오보 Castel Nuovo를 스쳐 지나 플레비스키토 광장에 도착했다. 스페인 지배 시대의 유물인 레알레 왕궁 Palazzo Reale 앞에서 아이들이 공놀이를 하고 있었다. 인파를 뚫고 거대한 유리 돔이 웅장한 움베르토 1세 갤러리에 들렀다가 이탈리아의 3대 오페라극장 중 하나인 산 카를로 극장을 지나 산 프란체스코 다 파올라 교회로 들어갔다.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숨가쁜 일정은 단 4시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보여줄 것이 많은 도시를 정신없이 받아들이다 보니 소화불량에 걸린 것만 같았다. 광장 옆 카페에서 마신 에스프레소 한 잔이 소화제 역할을 했다. 다시 그룹을 태운 버스도 속이 좋지 않은지 나폴리 항(구 산타루치아 항)이 아닌 반대편을 조망할 수 있는 언덕에서 두어 번 관객을 토했다 다시 삼키더니 다시 포츄나호로 돌아왔다. 폼페이 Pompeii, 카프리 Capri 섬, 헤라클라네움 Herculaneum, 솔파타라 분화구 Solfatara Crater, 베수비우스 산 분화구, 소렌토로 흩어졌던 선객들이 오후 5시가 되자 모두 무사 귀환했다. ![]() 3 미처 이름을 듣지 못한 멋진 기마상. 무명이어도 좋다. 4 우연히 목격하게 된 교회의 결혼식. 이 순간 부부로 탄생한 그들은 키스를 나누었다. 나폴리 항을 떠날 때쯤 시작된 이날 저녁 만찬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마련되어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던 풀코스의 식사가 후식만을 남겨놓고 있을 때쯤 갑자기 ‘오 솔레 미오’와 ‘산타루치아’가 흘러나왔다. 선객들은 일제히 식사를 멈추고 ‘오 솔레 미오’를 합창하더니 마지막 후렴에서는 냅킨을 흔드는 의식으로 나폴리에 작별을 고했다. 음악은 계속 이어졌고 이번엔 웨이터들이 뛰어들어 여성 선객들에게 춤을 청했다. 급기야 사람들은 서로의 허리를 잡고 긴 행렬을 만들어 테이블 사이를 뛰어다녔으며, 2층 테라스에서는 웨이터들이 짧은 댄스 공연을 선보였다. 10여 분간의 깜짝 이벤트가 끝나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침을 뗀 만찬이 다시 이어졌고, 이틀째 밤은 그렇게 깊어갔다.
2 문은 부유한 사람들이 자신을 과시하던 수단이기도 했다. ‘신사의 도시’라는 별칭과 잘 어울리는 몰타의 수도라 발레타의 한 주택 현관. 3 열린 문 사이로 포착한라 발레타의 풍경. 나라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의 세계문화유산이 된 이유를 알겠다. Excursion 2 La Valletta, Malta 지중해의 안개에 갇힌 신사의 도시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 같은 광경이었다. 천혜의 항구로 이루어진 몰타 Malta의 수도 ‘라 발레타 La Valletta’의 첫인상은 너무나 완벽한 고대 도시의 모습이라서 마치 영화 세트장처럼 보일 정도였다. 크루즈 최고의 명당인 브리지 안에서 우리는 시시각각 다가오는 도시의 풍경에 아이맥스 영화를 보듯 빨려 들어갔다. 이 도시의 파고 높은 역사는 나라 전체가 유네스코에서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일 만큼 인상 깊은 유적들을 남겨놓았다. 6개의 섬 중에서 가장 크다는 몰타 섬은 제주도의 6분의 1 크기밖에 되지 않는다. 잠시 버스를 타고 라 발레타의 중심부에 도착하면 도보 여행이 가능하다. 그런데 첫 번째 장소인 18세기 바라카 정원 Barracca Gardens에 도착하기 전에 우리는 그만 일행을 놓쳐버렸다. 여행객은 많았고 도시는 작았다. ‘몰타 거석 사원’ 투어나 ‘엠디나 요새와 모스타 교회’ 투어가 인기가 없었는지 지프 투어를 선택한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라 발레타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 같았다. 그 북새통 속에서 아름답고 흥미로운 골목골목에 이끌려 한 눈이 아니라 두 눈(두 사람이었으니 네 눈)을 다 팔아버리고 결국 가이드를 놓쳐버린 것이다. 어차피 최종적으로 만날 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으니 우리는 이산가족의 아픔을 잊고 셀프 투어에 나섰다. 카라바지오 Caravaggio의 걸작이 있는 성 요한 대성당(1577년), 성 요한 기사단의 역사를 볼 수 있는 몰타 기사단장의 저택 대신 우리가 선택한 것은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노천카페에서 생맥주를 홀짝이는 여유였다. 그렇게 앉아 사람 구경을 하고 있으니 예정된 4시간이 소멸하는 길에 홀연히 지나가는 우리 팀이 보였다.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대열에 합류하여 귀선하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배는 바로 떠나지 않았다. 최고의 타이밍을 계산한 듯 해 질 녘에야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난히 많은 사람들이 갑판 위로 나와 몰타의 아름다운 풍경과 헤어지는 것을 아쉬워했다. 여전히 자욱한 안개 사이로 어둠이 스며들자 500년 전 고택에서, 2000년 전 거리에서 따뜻한 불빛이 올라왔다. ![]() 1 18세기에 만들어진 바라카 정원에서는 라 발레타 항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2 아프리카 리비아에 세워진 로마의 도시 ‘렙티스 마그나’의 원형경기장. 지중해를 끼고 있다. Excursion 3 Leptis Magna, Libya 검은 대륙에 물든 유럽의 흔적 공기가 점점 따뜻해지는 것을 보니 아프리카 대륙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지중해와 맞닿은 북아프리카 리비아의 트리폴리 Tripoli 항에 도착한 것은 이른 아침이었다.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아프리카의 태양이 둥실 떠올라 있었다. 아침 8시경부터 오후 5시경까지 거의 하루가 걸리는 렙티스 마그나 Leptis Magna 유적지 투어를 선택하고 버스에 탑승하자 잠시 후 영어 가이드 다이앤 Dainne이 다가왔다. 트리폴리에서는 사진 촬영을 하려면 촬영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부터 옥신각신이 없지 않았는지 이 ‘수금’은 도시의 룰이고 본인도 예외가 아니라고 거듭 설명하니 다들 고분고분하다. 아프리카에 남겨진 로마제국의 유적지로 가고 있음을 이런 일에서 느낀다. 로마에 왔으니 로마의 법을 따를 수밖에. 카메라 한 대당 12유로를 내고 발급받은 코스타 스티커를 카메라에 정성껏 붙였다. ![]() 1렙티스 마그나 박물관의 인물상 중 가장 오똑한 콧날을 지닌 인물상. 남아 있는 유물은 볼품없다. 2 리비아는 사하라 사막을 끼고 있는 북아프리카의 큰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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